미국 스포츠 도박 중독 급증: 헤일로 효과와 숨겨진 위험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은 2018년 대법원이 프로 및 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PASPA)을 폐지하면서 합법화되었고, 이후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39개 주와 워싱턴 D.C.는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했으며, 성인 4명 중 1명이 스포츠 도박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이 숫자는 18세에서 49세 사이의 남성 중 약 절반에 달한다. 2024년에는 미국 성인들이 약 1,500억 달러를 스포츠에 베팅한 것으로 보고된다.

스포츠 도박의 인기는 상당한 세수 수입을 창출했지만, 동시에 도박 중독과 문제 도박 증상의 급증을 불러왔다. 최근 한 도박 규제 당국자는 “미국 시장은 속도 제한이 없는 고속도로”라고 경고했다.

스포츠 도박 중독: 오해와 위험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 도박이 카지노 도박보다 덜 중독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스포츠 도박에는 기술이나 지식의 요소가 있다는 인식이 이에 기여하고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특히 실시간 베팅의 증가로 인해 스포츠 도박은 매우 중독적일 수 있다. 실시간 베팅은 결과가 몇 초 만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도박의 자극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문제 도박에 대한 주요 통계

미국 게임 협회(American Gaming Association)에 따르면 2024년 21%의 성인이 스포츠 도박을 했다고 보고하며, 85%의 스포츠 도박자는 책임감 있는 도박 도구의 효과를 인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도박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문제 도박 위원회(National Council on Problem Gambling)에 따르면, 약 250만 명의 미국 성인이 심각한 도박 문제 기준을 충족하며, 또 다른 500만~800만 명은 중간 정도의 증상을 겪고 있다.

스포츠 도박과 카지노 도박을 구분하지 않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에나 대학 연구소와 세인트 보나벤처 대학교의 조사에서 온라인 스포츠 도박자들의 우려스러운 행동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52%는 ‘베팅을 쫓아갔다’고 답했으며, 37%는 패배 후 부끄러움을 느꼈고, 20%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잃었다고 했다. 또한, 20%는 스포츠 도박의 정도를 거짓말로 숨겼으며, 34%는 온라인 스포츠 도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스포츠 도박의 문화적 헤일로 효과와 숨겨진 위험

미국에서 스포츠는 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종종 건전한 여가 활동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활동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문화적 승인 효과는 스포츠 도박에도 확장되어, 도박을 카지노 게임보다 덜 위험한 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도박을 도박으로 인식하지 않거나, 적어도 그렇게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 이는 스포츠가 문화적으로 뿌리 깊이 박혀 있고 축하받는 활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도박자들은 자신이 스포츠나 게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헤일로 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인식은 스포츠 도박과 관련된 중독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카지노 게임, 특히 슬롯 머신은 오랫동안 중독을 유발하는 요소로 알려져 왔지만, 스포츠 도박의 진화하는 방식은 슬롯 머신과 유사한 요소들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액세스와 실시간 베팅의 증가는 카지노 게임의 빠른 피드백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팔레이와 실시간 베팅: 가장 위험한 스포츠 도박 유형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베팅 유형이 더 높은 위험 행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과 호주의 연구자들과 킹드 그룹의 유니벳 브랜드가 협력하여 10만 명의 영국 온라인 도박자들의 익명화된 행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문제 도박과 가장 강하게 연관된 제품으로 슬롯 머신과 팔레이 베팅이 나타났다. 특히 실시간 ‘콤보’ 팔레이 베팅은 두 번째로 높은 위험 점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팔레이 베팅은 여러 개의 작은 베팅을 동시에 해야 하므로, 더 많은 금액을 걸어야 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시장에서 팔레이와 실시간 스포츠 베팅이 가장 인기 있는 베팅 유형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는 미국에서도 위험 신호를 보낸다. 2023년 팬듀엘에서 NFL과 NBA에 대한 모든 베팅의 70%가 팔레이 베팅이었다. 또한, 뉴저지 주에서는 2024년 9월, 팔레이 베팅이 전체 스포츠 베팅 금액의 32.2%와 총 수익의 72.5%를 차지했다.

스포츠 도박이 카지노 도박보다 덜 중독적인가?

영국의 연구는 슬롯 머신이 가장 위험한 도박 제품이라고 밝혔지만, 스포츠 도박이 더 안전하다는 기존의 믿음을 깬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 도박율은 스포츠 도박자들 사이에서 다른 도박자들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 도박 유병률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도박자들은 더 많은 결과에 베팅하고, 더 자주 도박 문제를 나타낸다. 이들은 담배, 술, 마약 사용률도 높고, 자살 시도나 성적인 문제에서도 다른 도박자들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인다.

스포츠 도박자들은 종종 자신의 기술로 도박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며, 이를 통해 손실을 계속 추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시에나 대학 조사에 따르면, 52%의 스포츠 도박자는 손실을 추적했다고 답했으며, 특히 18세에서 24세의 남성 중 58%가 이 행동을 했다고 한다.

스포츠 도박의 위험성과 중독성은 점점 더 많은 연구와 사례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으며, 도박자들이 자신의 도박 습관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스포츠 도박 현황과 우려

한국에서도 해외 토토사이트를 통한 베팅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기기나 앱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내에서 스포츠 도박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젊은층은 이를 단순한 오락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는 도박 중독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신호로, 한국의 전문가들은 스포츠 도박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한국은 스포츠 토토 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토토’를 제외한 모든 스포츠 베팅을 여전히 스포츠 도박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해외 사이트를 통한 베팅이 늘어나면서 중독 문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스포츠 도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해외 토토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